8주간의 UCLA 여름연수……. 처음에는 너무 길 줄만 알았는데 정말 빨리 지나갔다.
본인은 초등학교 시절 미국 워싱턴에서 3년간 생활한 적이 있는데, 한국으로 돌아온 뒤 AS(after service)를 올바로 하지 않은 결과 영어실력이 형편없게 되었다. 하여 이번 여름연수는 영어실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었다. 또한 미국이 워낙 넓은 관계로 어릴 적에는 동부 지역만을 위주로 관광하였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서부의 여러 곳을 둘러보기로 계획을 세웠다.
1. 날씨
한국은 장마로 인해 여름 내내 습도가 높은 반면, LA는 사막기후의 영향을 받아 한여름에도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었다. 8주 동안 비가 딱 한번 왔었는데 그것도 5분이 채 안되어 그쳤다. (여름학기에 KAIST에 남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기온도 높은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습도까지 높아 그야말로 사람을 잡는다. 본인도 그렇게 한 여름을 날려버린 적이 있는데, 이번 여름은 LA의 쾌적한 날씨 덕에 정말 활기차게 보낼 수 있었다.)
2. 학교생활
학교 캠퍼스가 심히 크다. UCLA가 처음 세워진 1919년 이래로 건축공사를 꾸준히 해왔다고 하니, 어느 정도 규모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UCLA는 우리나라 대학과는 달리 교내와 교외를 구분하는 벽이 없기 때문에, 학교가 팔방으로 개방되어 있으며, 관광객들도 아무 제한 없이 넘나 들 수 있다. 때문에 UCLA 건물의 멋진 외관을 보러온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 체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학교 내 운동시설이 잘되어 있다. 테니스장, 넓은 잔디 필드, stadium, 수영장,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John Wooden Center) 등이 있으며, 특히 이번 여름에는 UCLA 테니스 경기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컵이 열려 캠퍼스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UCLA는 National Championship을 100개가량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학교 밖에서 UCLA 로고가 달린 옷을 입고 다니면, 지나가는 사람이 난데없이 UCLA의 응원 구호인 “Go~ Bruin!”을 외치곤 한다.
미국 와서 가장 크게 느낀 것 중 하나가 ‘돈의 힘’이다. 비가 얼마 오지 않으니 매일 아침저녁으로 잔디에 물을 뿌려주는데, 우리나라 같으면 물을 낭비한다고 적지 않게 비난받을 것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스케일이 다르게 느껴지는 게 허다하다. (나쁘게 말하면 단순무식하다고 할까?)
3. 수업
본인은 UCLA에서 6주과정 ESL-Conversation and Interaction for Academic Purposes 와 8주과정 Linear Algebra를 수강하였다. 수학과목은 6주과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8주과정을 선택하였다. (친구 한명은 물리과도 아니면서 비교적 쉬운 물리과목을 전공과목으로 택하였다고 한다.)
영어공부가 Summer Session에 온 이유에 조금이라도 해당한다면 ESL 과목 하나는 듣는 것을 권한다. ESL이 로드가 조금 심하긴 하지만 영어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고 외국사람들과도 많이 친해진다. 단, 한국 사람이 많이 몰린다는 점을 유의하라. 내가 택한 class는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선형대수학의 수준은 KAIST 학부교과목 선대개론과 선대의 중간 정도 레벨이랄까? 본인은 이미 선형대수학개론을 수강하였기에 그저 무난히 들을만하였다.
아무튼 대체적으로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보단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이었지만, 수학에 한해서는 쏟는 노력에 비해 득실은 적은 듯 하였다. 아마 UCLA가 인문계열(특히 분야)이 발달한 학교이기 때문에 이공계 분야는 그다지 수준이 높지 않아서인 것 같다. 차라리 MIT로 Summer Session을 갔다면 제대로 된 전공분야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4. 여행
본인은 관광을 비교적 많이 한 편이다. Yosemite, San Francisco, San Diego, Grand Canyon, Washington D.C., Las Vegas, Hollywood, Six Flag Magic Mountain, Universal Studios, Santa Monica, LA 다운타운, 다저스 야구경기 등등 볼 것이 너무 많았다.
Grand Canyon은 경비행기를 타고 둘러보았는데, 대자연의 웅장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Yellowstone에서 본 Grand Canyon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San Francisco와 Washington D.C.에는 비행기를 타고 갔는데, 시간도 오래 안 걸리고 편했다. 워싱턴에는 7주째에 날아가서 일주일간 머물렀는데, 마지막 주에 있는 선형대수학 기말 시험 때문에 더 머무르지 못하고 다시 돌아야만 했다. 여행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신청하는 과목을 둘 다 6주과정으로 하는 것이 좋다.
Rieber Hall과 계약을 맺은 California Tour라는 관광사가 있는데, 그다지 추천할만하지 않다. 투어가 늘 그렇듯, 각 장소마다 시간을 얼마씩 정해주며 그 시간 안에 버스로 돌아와야 한다. 시간에 쫓기며 관광을 하느니 차라리 일행을 모아 차렌트를 하거나, 같이 버스를 타고 관광을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관광에 대해서는 여행책자에 더욱 자세히 나와 있을 것이므로 더 자세히 설명하진 않겠다. 다만, 미국이 땅이 넓기 때문에 가깝다는 말하는 거리가 서울-부산 거리라는 것을 염두에 두자. (e.g. LA에서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가는 게 버스로 각각 6,12시간)
5. Tips
마지막으로 UCLA에서 Summer Session을 보내게 될 독자들을 위하여 몇 개의 tip을 남길까 한다. 앞서 쓴 글보다 이 tip들이 실제 UCLA생활에 도움이 더 되리라 믿는다.
- 대행사 아틀라스를 이용하여 UCLA Summer Session을 등록하고 단체 항공권를 구입하라(80만 원 선). 성수기에는 가격이 2배 가까이 뛰므로, 개인적으로 표를 구매할 경우 몇 개월 전에 사두는 것이 좋다. 이것은 International flight만이 아니라 Domestic도 해당이 되므로 여행계획을 미리 짜고 표를 끊어놓아라. (eg. LA <-> San Francisco )
(주의: 비행기표 결제 시에는 새로 변동된 가격이 적용되므로, 예약만 해놓고 안심하면 안 된다.)
- Traveler's Check는 거의 모든 곳에서 쓸 수 있으므로, 현금은 적당히 그리고 TC는 많이 가져가라. 사인을 복잡하고 길게 만들면 위조하기 매우 까다로우므로 TC 많아서 손해볼일 전혀 없다. 또한 여행을 다닐 때 일행 중 적어도 한명은 credit card를 지니고 있어야 숙소예약이 편하므로 유의할 것.
- 옷은 최대한 줄이고 현지에 가서 옷을 구입하라. 메이커들을 한국의 반값으로 살 수 있으니, 대개들 300~400불 가량의 옷을 사간다. 괜히 옷을 많이 가져왔다가는 짐만 늘어난다. UCLA에서 1시간 거리에 outlet이 하나 있다. 친구들 모아서 greyhound를 타고 또는 차 렌트한 사람한테 잘 붙어서 꼭 가 봐라.
California Tour(UCLA와 계약 맺은)의 2박 3일 Las Vegas Tour를 간다면 돌아오는 길에 사막 한가운데 있는 outlet에 들린다. 공장에서 바로 나오는 것인 만큼 값이 싸다. 단, Tour가 늘 그렇듯 시간을 얼마 안주니 행동을 빨리 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Macy's, HECHT'S 등의 백화점도 고려해볼만하다. 8월말 학교 시작 전에 Back to School이라 하여 Clearance Sale을 한다. 이것저것 토탈하여 70%까지 깎이니 오히려 outlet보다 싼 경우도 있다.
- Ackerman Union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학생들은 10% 할인을 해준다. UCLA에 관광차 오는 사람들도 많으니 학생이라고 먼저 말해야 한다.(이걸 모르는 사람 의외로 많았다.)
- 각 Session(A, B, C)이 시작할 때마다 Ackerman Union 앞에 옷과 생활용품을 내다놓고 세일을 한다. 20~30% 깎아 주는데 UCLA로고 상표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별 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여하튼 Session A이면 아직 초여름이라 밤에 날씨가 쌀쌀할 것이므로, 긴팔 옷이 없을 경우 한 벌 정도 기념으로 사는 센스를 발휘할 것. 그 외에도 세면도구 바구니를 $3에 살수 있으니, 구입하여 잘 쓰고 버려라.
- 기숙사에서 이불을 바람 솔솔 들어오는 그물망 같은 것 달랑 한 장 제공한다. 방이 통풍이 잘된다고 하기엔 뭐하고 의외로 차가운 기운이 잘 들어온다. 아무 준비 없이 간다면 처음 몇 일간은 좀 추울 것이다. 본인은 부모님께서 여름용 침낭을 마련해주셔서 가지고 갔었는데, 여름용이라 부피도 작고 나름대로 유용하게 사용했다.
(아틀라스의 직원 분이 학생들 중 ‘침낭을 가져가서 쓰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을 때 코웃음 쳤던 게 생각난다. 내가 그렇게 할 줄은…….)
- ‘추위’하니 생각났는데, 샌프란시스코 여행가게 되면 두꺼운 옷 한 벌 가져가라. 한여름에도 낮에만 더울 뿐, 밤 날씨는 완전 늦가을이다.
- 음식을 담기 적당한 비닐봉지를 여러 개 가져가라. 이왕이면 zipping이 되는 것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기숙사 입사 시 Lunch sack을 하나씩 나눠주는데, 필요 없다고 버리지 마라. 아침 식사 후, 점심을 싸서 take-out할 수 있다. 특히 수업이 오전, 오후 이어져 있는 경우, 대부분 기숙사까지 걸어오는 대신 점심을 싸간다. 그런데 식당에서 봉지를 개인당 3개씩 밖에 주지 않으므로 더 싸고 싶다면 여분의 봉투가 필수! 물론 포장이 필요가 없는 과일(사과, 바나나, 오렌지)로 sack의 남은 공간을 가득 채워도 나쁘진 않다. 그리고 Lunch을 싼 경우, 출구에서 물병을 받아가라. 자판기에서 뽑으려면 $1다.
- UCLA는 책 재활용 시스템이 매우 잘되어 있다. 교과서를 구입하여 쓴 후, 필요가 없게 되면 구입 시의 절반가격으로 되 팔수 있다. 쓰였던 책은 새 책의 70% 정도 가격에 살 수 있다.
- 하지만 미국에서의 전공서적 값은 한국의 3~5배이다. 그러므로 수강할 과목 교과서는 반드시 구입해 가는 것이 좋다. (필자는 실수로 책을 잘못 사가, 눈물을 머금고 3배에 이르는 가격으로 책을 사야만 했다.)
- 장기간 여행을 하게 될 경우, 아파트에 사는 친구에게 Bruin Card를 맡기는 것이 좋다. 일주일 15식이면 뭐 하는가? 월요일 아침이면 그전 주에 남은 식사는 다 날아가는데... 아까워할 바에는 친구보고 대신 먹게 하는 것이 낫다. 어차피 카드 긁을 때 사진비교 안한다. 참고로, 아파트 사는 사람들은 보통 hungry mode이기 때문에 공짜 뷔페라면 아마 뻑 갈 꺼다.
- 기숙사 문은 카드키로 작동하는데,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기 때문에 방에 카드를 놓고 나오면 새 카드를 받아야 한다. 기숙사 전체 보안시스템은 중앙컴퓨터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 호실의 문은 중앙컴퓨터DB에 저장되어있는 카드의 고유번호와 삽입된 카드를 비교한다. 새 카드를 발급할 때는 간단히 중앙컴퓨터에 입력된 기존의 카드정보를 새로운 카드의 고유번호로 바꾸기 때문에 기존의 카드는 소용이 없게 된다. (본인은 카드키를 여분으로 하나 가지고 싶어서, 일부러 ‘방에 키를 놓고 왔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헛짚은 것이었다.-_ 나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3번까지는 무료로 카드교체를 해주지만 그 이후에는 매번 $5읠 벌금이 부과된다. (총 7번 교체한 친구도 있었다.)
- Ackerman Union 근처에 ticket office가 있는데, 이곳에서 매직마운틴, 유니버설 스튜디오, 샌디에이고의 씨월드와 동물원 등의 티켓을 저렴한 가격에 살수 있다.
- 공항 <-> UCLA 사이의 교통수단: 짐이 많지 않다면, city bus 6번을 타는 것이 가장 싸다. 짐은 많은데 일행 없이 혼자라면, $20 정도 주고 Prime Time, Super Shuttle과 같은 셔틀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3명 이상일 경우 택시도 나쁘지 않다.
- 미국은 택시가 매우 비싸다. 한국에서 만원도 안나올 거리가 $40(약 4만원)가 넘게 나오곤 한다. LA 시내구경을 할 계획이면 metro day pass($3)를 끊어라. 그러면 하루 동안 버스 및 전철을 마음껏 탈수 있다. (단, 버스와 전철 끊기는 시간을 잘 알아둘 것.)
- 학교 내에 커다란 수영장이 몇 개 있다. 나는 주로 친구들이랑 실외 수영장에 갔는데, 우리 학교랑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다. 다이빙 코너도 있으며, 깊은 곳은 깊이가 16ft(약 5m)이다. 수영모자는 쓰질 않으므로 필요 없으며, 수영복은 LA가서 American Style로 한 벌 사도 괜찮다(단, 비싸다!). 아무튼 수영을 못한다면 한국서 수영을 배워가길 권한다. 그 외에도 시설 잘 되어있는 John Wooden Center를 이용해도 좋다.
- Rieber Hall 1층 Recreation Room에는 탁구대, 에어하키, 축구, 러닝머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구대가 있다. Rieber Hall Lobby에 Bruin Card를 맡기고 Check-out을 할 수 있으니 자주 이용하라. 물론 무료이므로 경쟁이 꽤 심하다.